161209-10 XIA Ballad & Musical Concert with Orchestra vol.5

첫콘 후기 다 못썼는데 중콘이 시작해버려 어쩔 수 없이 섞여버린 이거슨 첫콘+중콘 종합후기

첫콘 자리는 2층 12구역 17열. 앉으니 생각보다 가깝게 느껴져서 좋았다.

맨 뒷줄은 18열의 테이블석이 초대석이었던 것 같은데, 떠드는 클라스가 아주 최고였다. 고나리도 소용없어. ㅠㅠ

중콘 자리는 3층 26구역 10열. 나름 아주 사이드는 아니어서 무대가 전체적으로 보여서 너무 좋았고, 첫콘에서 느끼지 못했던 조명과 영상과 효과를 더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첫날은 입장하고 한참 있다가 막에 붉은 조명이 들어왔는데, 둘째날은 이미 막이 붉게 물들어져 있었고, 붉은 라이트도 사방팔방 움직여서 분위기도 살고 예뻤다. 

완벽하게 준비된 공연이었겠지만, 개선을 더해 더 좋은 공연을 만드는 것, 스태프들에게도 아티스트에게도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회생활 해보면 알잖아요. 세팅 다 된 것을 갑자기 바꿔서 적용한다는 게 쉽지도 않을 뿐더러 매우 귀찮은 일이라는 걸.

겉에서 보는 무대가 지독하게 단촐해서 ㅋㅋ 무대에 진짜 돈 안썼다 싶었지만 다른 이유가 있겠거니 했는데 역시나 ㅋㅋ 각 장면마다 무대장치 오지구요 ㅋㅋㅋ 

오프닝 영상

이때까지의 뮤지컬 캐릭터의 모습이 나왔는데 가발들이 살짝 어색해서 현입.. 그러나 꽤나 충실하게 재현 ㅠㅜ 

그 클로즈업되는 각기 다른 눈들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중콘 막콘 남았으니까 웃지말고 집중해서 봐야지 생각했는데, 중콘 때 역시 너무 급작스럽게 영상이 시작해버려서 집중해야지 하는 순간에 영상이 다 끝나버렸다 ㅠㅠ

Overture. 악의 꽃 [도리안 그레이]

첫곡 뭘까 하며 궁금했지만 악의꽃이 나오자 정말 놀랐다. 그 씬을 재현하진 않을거 같았는데 아무튼 의외의 곡이지만 정말 좋았다. 도리안 때도 정말 좋아했던 넘버 중 하나여서.

1. 빨간 쟈켓 [모차르트]

그런데 갑자기 왼쪽에서 모차르트가 선물상자를 들고 뛰어나오며 우와아아 프레스토 비바체 하는데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았다. 머리는 뭐라고 해야하지 붉은 색도 아닌 핑크색도 아닌 로제와인색이었다. 후에 오소리는 '석류색'이라고 표현 ㅋㅋ 스타일은 도리안그레이스타일. 퓨우전 ㅎㅎ 암튼 누나와 함께 빨간자켓을 부르는데 정말 눈물이 날 것처럼 울컥해버렸다. 그 6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 '알랑방귀 끼느라 정신 없지'에서 다 같이 정신줄 놓음 ㅋㅋ '황금자수 귀족만이 입을 수가 있는 코트' 등등 안무를 보면서 옛날 생각이 나서 막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 와중에 안무하는 손끝, 표정, 팔선 너무 예뻐.

2. 나는 나는 음악 [모차르트]

이어서 나는나는음악을 불렀는데 무슨 정신으로 들었는지 모르겠다. 찢어진 검은바지에 빨간코트를 입고 노래하는 샤차르트 니가 그리웠어

둘째날 보니 중앙 전광판에서 오선지 악보와 함께 가사가 나오고 나비가 날아들고 하는데, 정말 예뻤다. 무대 왼쪽에서 중앙쪽으로 다시 나오면서 '나는 장조 나는 단조 나는 화음 나는 멜로디' 하는데 갑자기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찡했다. 

천눈 영상

오선지가 철조망으로 변하는 거 너무 좋았다. 극 설명을 꽤나 길게 해줘서 작품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나 역시 그걸 보면서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앞으로 나올 무대에 몰입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  첫날도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둘째날 본 무대는 붉은 조명으로 사이렌을 표현하고 흰색 조명을 두두두 쏘며 탄환을 표현하고, 폭죽까지 팡팡 터져서 너무 황홀했다.

3. 들리나요 [천국의눈물] 

도리안 때 브이앱에서 준수가 천눈 들리나요 철조망버전 얘기를 하면서 너무 좋아하고 늘 울었다고 얘기하는 걸 들으면서 호옥시 이번 눈콘 때 불러줄랑가 생각했는데 마자 이거야 ㅠㅠ 머리는 양킨데 군복 입어서 자꾸 미스사이공이 생각나써ㅜㅜ 근데 김준형 상병이었어서 계급까지는 재현했는데 이름은 왜 김준수죠? 짠내나 ㅠㅠ 암튼 순간에 감정 끌어올리는 거 정말 대단해 ㅠㅠ 눈물이 그렁그렁하고 ㅠㅠ

멘트

자꾸 충성해서 팬들이 슬퍼하니까 그만 놀려야겠다 하는데 아이고 이 사람아 ㅠ 그 와중에도 팬들 배려해주는 게 너무나 치이는, 발리는 부분 ㅠㅠ 어른이야 ㅠㅠ 배려깊은 어른 

4. 호랑이와 비둘기 [천국의눈물]

그리고 이 노래를 안부를 수 없다며 호둘기 ㅠㅠ '산과 바다를 넘어서'할 때 팔 벌리며 걸어오는데 넘나 아름답고 옛날 생각남 ㅠㅠ 다시 오지 않을 천눈이여 ㅋㅋ '비둘기 구하겠다 사랑 위하여' 마무리하는 그 목소리를 얼마나 듣고싶었는지 몰라. 너무나 감격이었다.

둘째날 호랑이와 비둘기를 부르겠다며 무대 중앙에 섰는데, 숲 속 배경인 영상이 스크린에 뜨고 무대 바닥으로 조명이 쏟아지는데 오케스트라를 뒤에 둔 그 광활한 무대에 혼자 서서 자신의 목소리로만 노래를 시작하는데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차분한 존재감이 너무 대단하고 멋있었다. 

엘리 영상

동화 들려주는 듯한 영상 좋았다.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화면도 귀엽고 예뻤어

5. 나는 나만의 것 by 옥 [엘리자벳]

영상이 끝나고 나나것 반주가 나오는데 목소리가 빼박캔트여서 우와 이게 뭐지 하는데... 그녀가 등장했다. 

(이후 생략) 

6. 마지막 춤 w/옥 [엘리자벳]

그리고 마지막 춤일 거라고 생각했다. 엘리가 나왔으니까. 토드는 어디서 나올까. 계단에서 나올까. 그런데 내 눈을 의심했다. 오른쪽 위에서 토드가 등장하는 다리가 내려오고 있었다. 미친. 그게 가능하다니. 물론 원래 뮤지컬 때 꺼는 아니고 새로 만든 것 같았는데 그 위로 준수가 등장하고 나서 다리 각도가 아래로 기울어지는데 그 어떤 안전장치도 없던데 다이죠부? 내가 아찔함. 준쨩 균형감각도 대단하고.. 죽천 날개랑 토드 의상도 너무나 충실하게 준비되어 너무 짜릿했다. 무엇보다도 토드의 등장 그 자체가 너무나 토드님이어서 아 나 엘리(의 토드) 진짜 좋아했었구나 하는 생각과 좋아했던 포인트들이 새록새록 기억나서 즐거웠다. 초연과 재연의 안무를 섞은 듯 했는데, 정말 최고야. 하지만 그녀의 힉 소리에는 여전히 놀랐다.

멘트 w/옥

7. 내가 춤추고 싶을 때 w/옥 [엘리자벳]

너무 좋아하는 탄젠빌 ㅠㅠ 난 강해! 하는 제스추어가 설득력이 있는 옥과의 탄젠빌 쫀쫀하고 좋았다. 뒷걸음 치는 토드의 리드미컬함 너무 좋아합니다.

무엇보다도 엘리 두 넘버는 수없이 봐왔던 그 어떤 엘리자벳보다 음향과 배우의 성량이 잘 표현되서 듣는 내내 너무 황홀했다. 

디셈버 영상 

도리안그레이 체코 그 건물같은 그림이 계속 나와서 순서 건너뛰나 했더니 그 그림들이 서울 달동네로 바뀌었다. 흐어엉 ㅠㅠ 생각해보니 엘리자벳의 성이었나 싶네. 전신주와 전선이 돋아나고 집들이 겹겹이 쌓이고 눈꽃이 흩날리자 2013년 그 겨울이 다시 되살아나는 기적.

8. 스치다 w/오소연 [디셈버] 

그리고 또 내 눈을 의심함 ㅋㅋㅋ 그 양쪽집 옥상이 무대에! 작곡을 하는 샤지욱과 숨어든 오소리이연 ㅠㅠ 머리가 조금 세련되긴 했지만 그 지욱이가 무대에 있어 ㅠㅠ 

그리고 잔망스러운 지욱이의 등장에 관객들도 마음이 풀렸는지 지욱이의 대사와 표정에 조금씩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첫날에는 별이 많은데 왜 빨간색이냐고 하고 둘째날에는 별이 예쁘다고 하고 자세히 보더니 아닌가보다 하는데 너무 웃겨 ㅋㅋㅋ 그 예쁘고 잔망스럽고 개구진 표정이 전광판 가득 클로즈업되서 너무 좋았다.

하지만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흘러나오는 예쁜 목소리는 역시 심금을 울리는구나. 스치다 무대 너무 그리웠어 ㅠㅠ

9. 다시 돌아온 그대 w/오소연 [디셈버]

역시 모두가 듣고 싶었던 다돌그 ㅠㅠ 두 배우의 목소리와 연기가 너무너무 사랑스러웠다. 그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아마 둘도 그랬을거야.

멘트 w/오소연

리허설할 때 그 때 생각이 많이 났다는 준수. 겨울만 된다면 이 작품이 생각난다는 오소리. 나도 그래요 ㅠㅠ

그리고 첫콘 끝나고 집에가서 다시 이 공연을 올려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는 준수가 너무 멋있고 고맙고 그렇네요. 정말 프로이자 능력자 아님? ㅠㅠ 맘만 먹으면 할 수 있다니..! 굉장한 자신감과 또 그것을 받쳐주는 실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건데, 또 한 번 치였네요.

글구 오소리 너무 귀엽고 당차고 사랑스럽다 ㅋㅋㅋ 또 봐여 언니! >_<

지니타임

첫콘(1담요 표정 따라하기 2믿어요 3북극성 4노래방영상)

담요 표정 따라하기에서 뽑기 다 같은 거라고 했을 때 쫌 소름돋음. 여러분 내 손바닥 안에 있다고 하는데 너무 설레고요 >_<

믿어요. 절세미남 김준수 ㅎㅎ 재밌었지만, 그냥 노래만 듣고 싶기도 했어.

북극성은 정말 많이 불렀었겠지만, 가사만 보고 다 불러내서 좀 놀랐다. 나도 예전엔 많이 들었지만(흑역사) 멜로디에 미묘한 부분이 많아서 어렵그든.

근데 2,3번째 소원 좀 싸하긴 햇는데 빵이었다니.. 정말 그럼 그렇지... 할많하않.

그래서 노래방영상 골라준 준수 또 너무 고맙고, 내용 보더니 괜찮을 것 같은데? 라고 말하는 데서 또 치임 ㅠㅠ 땡큐포 따라 부르는데 음정 개 어렵고요? 오빠 노래 너무 어려워서 따라부를 수가 없고요 ㅋㅋㅋ 옥타브 널뜀 ㅋㅋㅋ 덩어리들의 전광판 메시지 보는데 흐뭇한 웃음이.. 그리고 is you 때는 is you is you is you 부분을 junsu junsu junsu로 바꿔놓으셨던데 그 부분 부르면서 갑자기 울컥했다. 덩달아 전광판 메시지도 어쩜... 준수가 전광판을 보다가 몸을 돌리던데 뭔가 그 마음, 다는 모르겠지만 알 것 같아.

마지막은 여러분이 불러주셨으니까 소원 아니네요. 하는데 또 그게 너무 멋져서 죽을 뻔 했다. ㅜㅜ

중콘(1밀당댄스 2캐롤메들리 3그림그리기)

참신한 소원으로 뽑힌 밀당댄스 너무 좋았다. 음소거모드만 있었다면 아마 잘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동요모드 완전 혼돈의 카오스 ㅋㅋㅋㅋ 예뻐 추다가 아무춤대잔치로 넘어간 준수도 너무 웃겼고, 둘리에서 허리 튕겨주신 것도 너무 잔망 쩔었다 ㅋㅋㅋ 근데 그 와중에 또 잘 할려고 열심히 해줘 ㅋㅋㅋ

캐롤메들리는 14년 남팬이라는 사람의 소원이었는데, 알고보니 빵... 후우.. 망또 두르고 나서 머리띠 없는 척 하는 준수 너무 귀여웠다. 루돌프 머리띠 한 채 귀요미 하는 거 너무 치명적.

그림그리기는 너무 개인적인 소원 아닌가. 암튼 지금 지욱의 모습이니까 지욱을 그린다면서 그렸는데 옆에 삐요는 뭐죠? ㅋㅋㅋ

지니타임 몰아줄 때 어느 정도 검열은 하고 몰아줬으면.. 이번에 왜 이렇게 빵이 많지.

오케스트라 연주 ~크리스마스 캐롤~

크리스마스 전에 하는 눈콘이라 그런지 캐롤 메들리를 들려주셨는데 좋았다.

루돌프 사슴코 + 북치는 소년

드큘 영상

디셈버 영상이 드라큘라의 관이 뉘어져 있는 거미줄 쳐진 지하실 같은 화면으로 전환되었다. 드디어 그 분이 오시는구나. 러빙유 노래가 잠깐 흐르고 괴기한 드라큘라의 성으로..! 영상이 흐르는 중 무대에 침대가 등장하고, 거기에 조나단 역할로 추정되는 사람이 묶여 있어서 뭐야 설마 프블인가 했다.

10. Fresh blood [드라큘라]

맞았어 프블이 맞았어 ㅠㅠ 드라큘라의 프롤로그가 연주되면서 순식간에 실내체육관이 드라큘라의 시공간으로 바뀌어버렸다. 살눌라팅게티 하면서 드라큘라의 화난 음성이 쏟아져내리고, 등장한 할배의 하얗고 긴 생머리는 그것대로 너무 아름다우셨다. 계단을 다리 풀린 것처럼 비척비척 내려오는데, 사실 저 연기야말로 하체에 힘이 없고는 되지 않겠다 싶어서 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댄서들이 본 공연 때보다 '안무다운 안무'로 음악을 표현하는데, 너무 멋있었다. 조나단(진태화)과 샤큘의 합도 역시 좋았다. 변신할 때는 침대 위로 조명을 집중적으로 쏘아서 잘 보이지 않게 했다. 그것 마저 너무 좋았다. 첫콘 때는 장갑 벗을 때 손가락 부분을 먼저 당겼는데, 잘 되지 않아 손목 부분을 잡고 확 뒤집어 벗겨버렸다. ㅋㅋ

모든 연주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코러스가 팔로 박자를 맞추면서 이모르디테 노스페라투 불러내며, 준수는 음절을 마구 뱉어내는 것 같아도 그게 오케반주와 철떡같이 맞는데서 오는 희열이 정말 짜릿했다. 음악에 맞춘 안무와 조명까지 정말 최고! 또 의상도 정말 핏하고 예뻤다. 프릴셔츠 손목의 레이스 부분까지 정말 디테일 최고.

멘트

11. Life after life [드라큘라]

랖앺랖 역시, 세번째 눈콘에서 보여주었던 안무 버전이라 너무 좋았고, 계단 올라가면서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영원한 삶 불러내는 괴물같음에 놀랐다.

드큘 두 넘버를 불러내면서 보여준 절대자의 압도적 느낌은 진짜 이번 눈콘에서(지금까지는 첫콘보다 중콘) 본 게 감히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데놋 영상

드라큘라의 성에서 방안으로 전환되면서 사과와 데스노트가 나왔는데, 방안으로 시선을 딱 끌어들인 것은 좋았는데 사과와 노트의 그래픽 디테일이 솔직히 넘 저퀄이라 놀랐다. ㅋㅋ 이후 영상에서는 놈마속 뮤비를 비롯한 이번 재연 영상과 초연 때 뮤비, 컨셉 촬영 영상 등등 여러 소스를 잘 활용한 것 같았다.

12. 게임의 시작 [데스노트]

훌륭하다 키라. 하는 엘의 목소리가 나와서 게임의 시작을 부를 건 같았는데, 또 그냥 부르시는 게 아니라 놀래키심. 엘 가발을 쓰고 나왔자나. 정말 정성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리프트가 높이 올라가는데 흔들흔들해서 그 위에 쭈그리고 앉았을 준수의 운동신경은 믿어 의심치 않지만 너무 불안했다. 그런데 또 그 높은 데서 일어서기까지 하네 ㅠㅠ 그래서 사실 집중을 잘 못한 건 비밀 :) 그러나 저러나 순식간에 샤큘에서 천재탐정 엘이 되버려서 이제 소름까지 돋아버려. 더벅머리에 고쟁이에 구부정한 목.

13.죽음의 게임 [데스노트]

죽음의 게임을 부르면서 2층을 돌았다. 첫공 때. 2층을 돌면 보통 2층 관객은 일어나는데, 아무도 일어나질 못하더라 ㅋㅋ 나도 엉덩이만 들썩거렸다. 그렇게 조용히 2층을 통과하셨는데, 중콘 때는 그냥 본 무대에서 부르길래 나름 넘버 표현하는 측면에서는 더 좋았다. 근데 중콘을 보다보니, 첫콘 때 저길 한바퀴 돌면서 저 노래를 완창했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소름이 돋는 것.

도리안 영상

등장 쇼팽곡 안무 [도리안 그레이]

드디어 도리안. 쇼팽의 피아노곡이 흐르고 계단 위에서 도리안이 등장했다. 저 아름다운 움직임을 다시 보게 되다니 하면서 숨을 들이 쉬었다. 별을 잡아 손에 담을 때의 웃는 얼굴이 본공 때보다 더 많이 웃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요상해졌다.

14. 넌 누구 w/진태화 [도리안 그레이]

그리고 이어지는 넌 누구의 바이올린(아마도?) 선율. 하 ㅠㅠ 계단도 등장하고..! 흰옷입고 부르는 넌 누구는 또 느낌이 달랐다. 사악해보이기 보다는 조금 더 괴로워보이는 느낌. 그리고 초상화와 대립하기 전 라인이 돋보이는 안무들이 흰옷으로 남게되어서 너무 좋네. ㅎㅎ 무대가 깊지 않아서 동선에 문제가 없을지 살짝 걱정이 됐지만 펄풱! 

난 보았다. 초상화 가둘 때 배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오케를 지휘하는 문정음감님! ㅠㅠ 문닫는 소리와 동작과 오케가 기가막히가 탁 맞았다. 카타르시스 대박이야. 계단 내려오면서는 본공 후반부 때 바뀐 연출처럼 노래 부르며 마무리했다.

멘트

문정음감님 모시고 이러저러한 얘기. 도리안그레이 에피소드. 이지나연출님 흉내. 어느새 꿀잼코너로 자리잡아 버린 듯.

첫콘에서 기억에 남는 건 '너 같이 잘생긴 애가 무슨 회개니?'

중콘에선 '영특준수'

15. 도리안 그레이 [도리안 그레이]

웃고 떠들다가 이 넘버를 부르는데 어쩜 그렇게 단숨에 감정이 잡히지. 금새 울먹이며 슬퍼하는 도리안이 무대에 서있었다. 첫콘에서는 나이프가 잘 안빠져서 힘들게 뺐는데 심지어 이게 날카로왔던지 앙코르 때 전광판 보니 목이 빨갛게 부어있었다.

암튼 목을 긋고 쓰러져 무릎을 꿇은 채 다시 고개를 들고 노래하는 그 모습이 정말 지난 여름의 도리안이었다. 그 집중력에 감탄하며 나도 그 감정에 같이 휩쓸렸다. ㅠㅠ 그 공허한 눈. 무엇을 보는지 슬프게 변하는 눈.

16. Against nature [도리안 그레이]

도리안그레이가 마지막곡이라고 했지만 커튼이 닫히고 익숙한 전자음이 우릴 반겼다. 아 그래 어겐네이 해줄 것 같았어. ㅠㅠ 찰떡같은 조명이 막을 쏘고 그것이 열리자 안개 가득한 영상과 도리안그레이에서 보았던 그 계단이 눈앞에 ㅠㅠ 세상에 그걸 그대로 가져온건가... 너무 놀라고도 감동 ㅠㅠ 그리고 쟈켓 입은 걸 보니 도리안 본공 때보다 살이 더 많이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다.

계단에서 내려와 앞으로 점프할 때는 튕겨나감을 방지하기 위해 댄서들이 도리안의 몸을 잡았다. ㅎㅎ 그렇게 어그로들이 콘서트 같다는 넘버를 콘서트에서 봐도 너무나 이 세상의 넘버와 퍼포먼스가 아니고요. 뭐라 규정할 수 없는 넘버다. 여러모로.

앙코르

1. 댄스메들리(락더월드, 꽃, 타란탈레그라, 인크레더블)

앙콜 뭘까 궁예해봤는데, 뭐 다 필요없고 화끈하게 롹더월드로 시작하고요 ㅋㅋ 짧게 끝나고 꽃이 나오는 걸 봐선 타이틀곡 메들리인가? 했다. 그럼 다음곡은 순서상 인크인가? 하지만 인크를 좋아하는 덩어리를 아는 준쨩이니까 타란일까? 했는데 어느새 타란 두두둥 두두두둥 호옷! ㅠㅠㅠㅠ 아 너무 다 좋았다. 그리고 인크까지 ㅠㅠ

첫공 때와 다르게 인크를 길게 부르면서 2층을 돌면서 신나게 즐겨주고, 본 무대로 돌아와서 춤까지 추고, 콘서트 마지막이라 체력적으로도 정말 힘들텐데 무대 위의 어느 누구보다 에너지가 넘쳤다. 

멘트

그러면서 여러분들에게 에너지를 두 배로 받으니까 괜찮다고 말하는 이 남자

기다려달라고 그냥 말해도 되는데, 시간이 지난 후에 여러분들께 받은 사랑을 보답할 기회를 주시겠냐고 조심스럽게 말하는데 그 마음이 너무 예쁘고, 또 너의 그 마음이 얼마나 깊을지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니가 많이 보고싶을 거야. 그걸 미리 알아서 더 슬픈걸까,

2. 레퀴엠 [도리안 그레이]

중콘을 보면서는 신기할 정도로 거의 모든 넘버가 다 찡했는데, 특히 도리안그레이부터 어겐네이, 레퀴엠까지 자꾸 눈물이 나서 왜이러나 싶었다.

원래 시빌이 불렀던 부분 '날 사랑한 그대여 눈물을 거둬요 그 빛나는 미소를 보여줘요'를 첫콘에서 듣자마자 자동으로 눈물이 나왔는데, 준수가 덩어리를 달래주는 것 같아서 ㅠㅠㅠㅠ

중콘에서는 가사 하나하나 새기면서 들었는데, 다정한 그 목소리가 조곤조곤 노래하니 역시 눈물이 아니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소풍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다음 소풍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는데 첫콘 때도 중콘 때도 준수는 목이 메인 것 같았다.

커튼이 정말 꽉 닫힐 때까지 계속해서 손흔들어주고, 2층 3층 고맙다고 해주고, 끝까지 바라봐주던 준수가 마음에 자꾸 밟힌다.

한마디 한마디, 누구보다도 크고 절도있게 표현하는 춤, 넘버 표현할 때의 연기와 노래와 표정과 감정. 모든 것에서 준수의 진심들이 조금씩 새어나와 정말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벅찼던 공연이었다.

팬들의 마음 헤아려주는 태도, 마지막일 걸 알아서 군소리 없이 들어주는 소원들도 고맙고, 요령피우지 않고 7개의 뮤지컬 작품들을 의상, 분장, 세트로 충실하게 표현해준 것도 너무 감사한 부분이었다.

지금껏 그의 작품들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을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좋았던 추억들을 다시 끄집어내서 더 예쁜 색깔을 입혀주고, 더 멋진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나의 아티스트.

첫콘은 끝나고 나서 기분좋은 들뜸이 있었는데, 중콘이 끝나고 집에오는 길이 너무 슬펐다. 무슨 곡을 불러도 자꾸 찌잉 하고 코끝이 울리고 눈물이 났다. 인크레더블을 앞으로의 콘서트들에서 공식 엔딩곡으로 하겠다고 선언해주고, 디셈버도 언젠가 다시 올려보고 싶다고 하고, 어제 2층을 돌면서 불렀던 곡을 바꿔서 관객이 더 즐길 수 있게 해주고, 또 너무나 힘들텐데도 그 인크레더블을 완곡으로 늘려서 2층 돌고 나서도 댄스까지 허투루 하지 않고 보여줘서.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한국에서의 마지막 콘서트만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드디어 막콘 전에 후기를... 완성했어!)